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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맨발에 남루한 차림, 일본식 ‘기모노’ 형태의 옷을 입고 있는 여성. 지옥 같은 상황에서 탈출한 위안부들이 연합군을 맞닥뜨리며 당혹감을 드러낸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 9월, 두 팔을 든 채 연거푸 ‘만세!’를 외치는 만삭의 여성, 故박영심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다.

KBS가 1944년 백일 간의 전투 끝에 일본군 진지를 함락한 날, 가까스로 진지를 탈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영상을 발굴해 6월 1일 시청자에게 공개한다. 뉴스에서 최초 공개한 50여초 분량을 포함한 6분 40초 길이의 전체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만삭의 일본군 위안부’ 사진으로 잘 알려진 故박영심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이 중국 윈난성 쑹산에서 미·중 연합군에 의해 구출되는 장면이 담겨있다.

‘만삭의 임산부’ 故박영심 할머니 생전 모습 영상 최초 발굴 [KBS]

이 영상은 1944년 9월 7일, 미·중 연합군이 중국 윈난성 쑹산에서 일본군 진지를 함락했던 당시에 미군 164통신대 사진대 소속 사진병이었던 에드워드 페이 병장이 쑹산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소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옷차림하고 머리 모양하고 그리고 배의 모습을 봤을 때 박영심 할머니로 보입니다. 아, 되게 가슴이 벅차네요." 동북아역사재단 박정애 연구위원의 말이다.

故박영심 할머니는 17살이던 1939년, 잡부를 모집한다는 일본 경찰에 속아 중국 난징으로 끌려가 만 6년 동안 미얀마와 윈난성 등지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에서 생활해야 했다. 이후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다 2006년 평양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한눈에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사진이었던 故박영심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재확인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영상은 학술적 가치가 크다. 또한 해당 영상은 앞으로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위안부에 참여했다는 일본 학계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할 중요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KBS는 최초 발굴된 故박영심 할머니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자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 판단해, 누구든 해당 영상을 제공받아 교육·연구 등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를 결정했다. 6월 1일, KBS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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