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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표준 체중부터 미용 체중까지
호주 출신 톱 모델 미란다 커가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사진. 일직선이어야 할 카펫 줄무늬가 몸매를 따라 휘어져 흐른다. 포토샵의 흔적. / 인스타그램
'키 165㎝에 몇 ㎏이 적당할까요.'

해마다 여름을 앞두고 비슷한 질문이 쏟아진다. 당신은 여기에 어떤 답을 하고 싶은가. 2020년 여름을 앞둔 대한민국에는 표준 체중부터 미용 체중까지 여러 기준이 있다.

의학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알맞은 체중을 '표준 체중'이라고 한다. 표준 체중을 산출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지표 중 하나가 체질량 지수(BMI). 남자는 키(m)의 제곱에 22를 곱하고, 여자는 21을 곱한다. 소위 브로카 변법으로 표준 체중을 구할 수도 있다. 키(㎝)에서 100을 뺀 다음, 0.9를 곱하는 방식이다. 키가 150㎝ 미만이면 100만 빼면 된다. 키가 150 이상 160 미만일 경우, 키에서 150을 뺀 다음 이를 2로 나누고, 50을 더한다.

현미와 채식으로 고혈압과 당뇨 같은 생활 습관병 고치기를 제안하는 신경과 황성수 전문의는 (브로카 변법에서) 0.85를 곱해야 한다고 본다. 황 전문의가 환자들을 지켜본 결과, 현미·채소 등을 먹어 음식 섭취를 조절하면 건강이 훨씬 좋아지는데, 이때 몸무게를 보면 0.8을 곱한 정도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0.8은 아니더라도 최소 0.85를 곱하자고 한다.

'미용 체중'은 오직 미용만을 고려한 체중이다. 2008년 12월 일본 패션 잡지 '아게하(ageha)'에 실린 내용이 국내에 그대로 소개됐다. BMI 지수에서 표준 체중을 구할 때 22를 곱하는 것과 달리, 미용 체중은 18.5를 곱한다. 표준 체중보다 약 6~7㎏ 적게 나간다. 18.5를 곱하는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미용 체중'을 이상적인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는 '개말라' 인간이 유행이다. '마르다'에 강조의 의미로 '개'를 붙인 것으로, 날씬한 것을 넘어 뼈만 남은 마른 몸을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무작정 굶어서 살을 빼며, '씹뱉(씹고 뱉기)' '먹토(먹고 토하기)' 등을 다이어트 방법으로 공유한다.

차움 슬리밍 클리닉 서은경 교수는 "같은 체중이라도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근육량이 많을수록 더 날씬하고 탄력 있어 보이고, 옷맵시도 살아난다"며 "그런 의미에서 '미용 체중'보다는 '미용 체형'을 따져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혈액순환이 잘되면서 체지방량이 적고 근육량이 많은 몸이 의학적으로 건강하면서도 보기 좋은 상태"라며 "갑자기 굶는 식으로 너무 급하게 살을 빼면 탄력이 보기 싫게 없어져, 탈모나 주름 등을 생기게 한다"고 했다. 특히 성장기인 10대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나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여성은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생리 불순이나 불임이 생길 수 있다.

여러 부작용에도 우리 사회의 많은 여성이나 청소년이 극단적으로 살을 빼는 것은 마른 몸을 선호하는 왜곡된 사회 분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10대들이 우상처럼 여기는 아이돌에 소위 '개말라', 이런 비인간적 체형이 많다.

그런데 아시는지. 세계적 모델 미란다 커가 호텔을 배경으로 찍은 소셜미디어 속 사진에는 호텔 카펫 패턴이 휘어져 있다는 것. S라인 몸매를 위해 포토샵으로 몸매를 보정하다가, 카펫 패턴도 같이 휘어진 것이다.

[남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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