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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美 고위관료 인용해 '실망' 입장 보도
美, 北에 경고 보내면서도 협상 복귀 촉구…수위조절
北도 美직접 거론 안해…전문가들 "도발보다 과시용"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것에 대해 미국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 미국은 또 북한을 향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다르면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이날 북한의 신형 ICBM 공개와 관련해 “미 안보당국은 북한이 북한 주민들의 더 나은 미래보다 (국제법상) 금지된 핵무기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10일 열병식 영상을 보면 행사 말미에 11축 22륜(바퀴 22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한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했던 화성 15형(9축 18륜)보다 길이가 더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것이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이다.

북한은 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4형’ 등 새로운 전술·전략무기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ICBM과 SLBM을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무기’로 분류하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북한의 ICBM과 SLBM 등의 무기 개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비전을 따르고 있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미 정부의 반응은 ‘실망’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경고 메세지를 보내면서도 기존의 협상 기조를 유지하는 등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신형 ICBM 공개가 위협적인 행동인 것은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실험 또는 ICBM 시험발사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행보가 미국을 도발하려고 하기보다는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북한 역시 수위를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는 적대 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증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하여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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